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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세한도(歲寒圖)의 의미
[칼럼] 세한도(歲寒圖)의 의미
  • 편집국
  • 승인 2021.06.0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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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책상 맞은쪽 머리에 완당(阮堂) 김정희 선생의 세한도(歲寒圖) 영인본(影印本) 한점이 길게 가로걸려 있다,

조선말기의 실학자이자 대 서예가로 중국에까지 위명을 떨치신 추사(秋史) 선생은, 추사 완당 예당 노과 등 여럿의 호를 사용 하셨는데 이 세한도에는 완당이란 호 를 사용 하셨다.

당파싸움에 탐관오리의 가렴주구, 토호세력의 소작인 착취가 마치 요즘처럼 극심하던 조선 말기에, 소나무와 잣나무인양 청정하시던 추사 선생이 당쟁에 휘말려 유배를 당한곳이 바로 세한도에 그려진 황량한 제주도 산 중턱의 오두막 이었다.

오두막 좌우에 군더더기 없이 휑한 공간에, 꿋꿋이 버티고 선 소나무 두 그루와 잣나무 두 그루의 담백한 자태는 가식없는 선비의 굳은 절조로 표현된다.

추운날 외로운 유배지에서, 역관이던 제자 이상적이 북경에서 구해 보내온 귀한책을 선물받고, 그 고마움을 표현해 보낸것이 이 국보180호인 세한도와 그 여백에 쓰여진 편지인 것이다.

추사 선생님은 이 편지에 “세상의 온갖 도도한 무리들은 오직 권세와 이익을 쫒는 것이 예사인 줄 아는데, 그대는 어렵게 구한 책을 권세가에 바치지 않고 유배지에서 쓸쓸하게 보내는 나에게 주었네.

사마천이 말하기를 권세와 이익으로 얽힌 자는 그 권세와 이익이 다하면 곧 남남이 된다고 했네. 그런데 그대는 속세의 한 인간으로서 권세와 이익과는 무관한 나에게 이토록 귀한 책을 보냈으니 그대는 권세와 이익에 초연하고 있음이네.

공자 말하기를 ‘송백(松柏 ;소나무 잣나무) 의 시듦은 세한(歲寒) 연후에 알 수 있다’고 했네. 하지만 실인즉 송백이란 사시사철 시들지 않는 것이 아닌가. 세한 이전에도 송백이요, 세한 연후에도 송백인 걸세. 그러고 보면 송백은 노상 변함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공자는 특히 세한 연후의 송백을 지적하여 깊은 의미를 부여했네. 성인이 유별나게 송백을 찬양한 것은 그것이 사시사철 시들지 않는 정조 정절 때문만이 아니라 세한을 당하여 더욱 돋보이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라고 썼다,

혹독한 시련을 겪고난 후에는 청정한 절개가 더욱 돋보인다는 뜻이 아닌가. 여기에 이상적이 추사께 보낸 답신은 이렇다. “황량한 벌판에 고고히 서 있는 소나무와 잣나무. 꺾이거나 낙엽지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스승님의 의연한 자태. 그것은 그 어떤 세파에도 굴하지 않으며 누구의 중상모략에도 변명하지 않고 당당히 버티고 있는 임(국민,백성) 향한 일편단심의 자태입니다.”

소나무와 잣나무같이 높고 맑은향을 전하는 아름다운 스승과 제자의 심성이 오고간 편지속에 알알이 스며있다.

필자는 이 시점에서, 대선을 앞두고 뒤 엉켜 끓고있는 정치판을 보며, 견변에 파리 꼬이듯 줄 찾아 우왕좌왕하는, 이긴 편도 진 편도 반성도 깨우침도 없이 또 다른 권력 지향적인 난장판을 벌이고 있는 이 시점에서, 나라를 망쳐먹은 저 조선말기의 당쟁을 재현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왜 이리 장황하게 세한도를 논 하는 것인가? 정치 하시는 분들 세한도 한번 접 해보지 않은분 없을테니, 잠시 바쁜숨을 멈추고, 고요히 눈 감고, 그 춥고 고독한 유배지에서 세한도를 그려가시던 추사선생의 심경을 들여다 봐 주시기들 바라기 때문이다.

 

※ 본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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