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의 카르멘, 메조소프라노 추희명 안양대 교수 “신이 내린 목소리로 팬들을 사로잡다”

2019-11-15     이동현 기자
오페라

 

안양대가 성악과 추희명 교수가 오는 11월 16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펼쳐는 오페라 <카르멘>의 카르멘 역을 맡아 공연한다고 밝혔다.

조르주 비제(Georges Bizet)의 걸작 오페라 <카르멘>은 스페인 남부를 배경으로 치명적인 매력의 집시 여인 카르멘과 하사관 돈 호세의 탐욕적인 사랑과 비극을 그린 작품으로, 베르디의 <라트라비아타>, 도니제키의 <사랑의 묘약>과 더불어 국내에서 가장 자주 무대에 올려지는 세계적 명작이다.

능수능란한 연기와 변화무쌍한 가창력으로 소화해야 하는 카르멘 역을 한국을 대표하는 메조 소프라노 추희명 교수와 유럽 전역에서 최고의 카르멘으로 각광 받고 있는 주세피나 피운티(Giuseppina Piunti)가 맡았다.

추 교수는 뉴욕 푸치니 국제 콩쿠르에 입상한 것을 계기로 링컨센터, 앨리스 튤리홀 등 미국을 중심으로 수십 회의 공연에 출연하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귀국 후 세종문화회관의 공개 오디션에서 카르멘으로 발탁돼 큰 호평을 받으며, 추희명=카르멘’이라는 공식이 성립할 정도로 카르멘 역을 많이 맡았고, 카르멘으로 대표될 만큼 그 역에 부합하는 독특한 목소리뿐만 아니라 음악 팬들을 사로잡는 매너와 연기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피운티 또한 밀라노의 스칼라극장과 로마 오페라극장, 나폴리의 산카를로극장, 제노바의 카를로 펠리체극장, 피렌체의 마초 무지칼레 피오렌티노극장, 칼리아리극장 등 이탈리아의 주요 극장은 물론 해외 극장들에서도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스타급 성악가다.

'돈 호세' 역으로 테너 세르지오 에스코바르가, 그리고 '에스카밀료' 역에 베이스 엘리아 파비왕과 우주호가 맡으며 알베르토 베노네시가 이끄는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반주를 맡는다.

이번 공연은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이탈리아의 천재적인 무대디자이너 ‘자코모 안드리코’의 무대디자인과 연출의 마법사로 불리는 세계적인 연출가 ‘잔도메니코 바카리’의 연출이 함께 어우러져 세련되고 감각적인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 비제의 음악뿐 아니라 스페인의 정열을 더 뜨겁게 달궈줄 다양한 춤이 준비된다. 쿠바의 민속음악을 토대로 한 <카르멘>의 ‘하바네라’, 스페인 민속춤곡을 사용한 ‘세기디야’, 전주곡부터 4막에 이르기까지 흐르는 파소도블레(더블스텝이라는 뜻으로 스페인에서 투우사들이 입장할 때 사용하는 음악과 춤), 두엔데(강렬한 춤을 통해 순간적으로 체험하게 되는 무아지경의 상태를 이르는 말)까지 이르게 하는 집시의 노래 플라멩코까지 화려한 무대를 예고하고 나섰다.

추 교수는 서울예고를 졸업하고 이화여대 성악과를 실기 수석으로 졸업하였다. 대학 재학시 동아음악콩쿠르에 입상, 제6회 이대웅콩쿨에서 1위로 입상했으며 조선일보 신인 음악회에 출연했다. 그 후 도미하여 미국 줄리어드 음대 대학원에 진학하여, 뉴욕 푸치니국제콩쿨에 입상했으며, 링컨센터, 앨리스튤리홀 등 미국을 중심으로 수십 회 콘서트와 독창자로 활동했다. 귀국 후 2000년 세종문화회관 제1회 공개 오디션을 통해 오페라 카르멘의 카르멘역으로 발탁되어, 국내 무대에 데뷔했다. 이를 시작으로 국립오페라단과 오페라 <카르멘>(카르멘 역), <피가로의 결혼>(케루비노 역), <라트라비아다>(플로라 역), <세빌리아의 이발사>(로지나 역), <호프만의 이야기>(니클라우스 역) 등에 수십 차례 출연하였으며, 특히 카르멘 역은 그녀만의 유연한 음색으로 독특한 캐릭터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로지나 역은 메조 소프라노로서 첫 주역을 맡아 국내 오페라사(opera史)에 한 획을 그었다.

또한 서울시오페라단, 대구시립오페라단, 고양 아람누리 등과 공연하였고, 2013년 대전예술의전당 기획 오페라 <아이다>(암네리스 역)의 모든 공연을 성숙한 기량과 뛰어난 카리스마로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사해,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싱가포르 국립오페라단과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케루비노 역), <호프만의 이야기>(니클라우스 역)를 공연한 프리마돈나로서 싱가포르의 국립오페라단에 한국 오페라의 우수성을 알렸다.

현재 안양대학교 성악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오페라, 콘서트, 오라토리도 등으로 국내외 활발한 연주 활동 중이다.

추 교수는 “감사하게도 저명한 음악 평론가분들이 후하게 평을 잘해 주신다”며 겸손함을 나타냈지만 이어 “카르멘에 대해서 만큼은 ‘검증된 가수’라는 평이 많고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다”고 말해 실력에 대한 강한 자신감도 함께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