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8 14:59 (목)
[칼럼] 고승(高僧)에 대한 존경심을 버리다.
[칼럼] 고승(高僧)에 대한 존경심을 버리다.
  • 편집국
  • 승인 2020.09.22 14: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록 불자(佛第子)가 아니더라도 대다수 대중이 이름을 알고 존경하는 어느 큰 스님의  에세이를 읽다가,  심하게 배신 당한듯한 허탈감을 느껴 감히 필을 들어 그분을 나무라고자 한다.

그 책 속에서 '아름다움'이란 제목의 글을 읽었다. '낯 모르는 누이들에게' 라는 부제가 붙어 있었다.

하나도 아름답지 않은 시궁창 같은 글이었다. 평소 '무소유'를 주창해 오신 스님께 보낸 존경심을 철회한다. 

아래글은 그 분의 글 일부이다.

"​언젠가 버스 종점에서 여차장들끼리 주고받는 욕지거리로 시작되는 말을 듣고 나는 하도 불쾌해서 그 차에서 내리고 말았다.

고물차에서 풍기는 기름 냄새는 골치만 아프면 그만이지만 욕지거리는 듣는 마음 속까지 상하게 한다. 그것은 인간의 대화가 아니라 시궁창에서 썩고있는 추악한 악취나 다름없다. 

그러한 분위기 속에 잠시라도 나를 빠지게 할수가 없었다," 라고 쓴 부분을 읽고 나야말로 터져 나오려는 욕지거리를 억지로 참았다.​ 그러나 나오려는 욕지기를 오래 참으면 병이 되는법, 이 난을 빌어 그 분께 배설 하고자 한다.

그 시절의 여차장 이라면 아직 어리고 여린 누이들 일진데, 어떻게 썩어가는 시궁창에다 비유하고 구제할 가치도 없으니 그 속에서 그냥 썩어져라 하고 야멸차게 내 버리고 돌아 설 수가 있었는가? 비겁하고 이기적인 행동이 아닌가? 그것이 부처님의 제자라 칭하는 수행한 자의 도리인가? 더러운것 다 외면하고 나 혼자만 청정하게 살다 가면 저절로 극락세계가 맞아주는 것인가? 나 같으면 그 아이들을 타이를 것이다.

아니 나 뿐만 아니라 신심(信心)은 비록 없을지라도 세상을 더 살아온 어른들 이라면 거의가 말 그대로 시궁창 악취같은 욕을 되 받아 먹는 경우가 생기더라도 그 누이들을 그냥 내 버릴것이 아니라 나무라고 타이르고 옳게 이끌려는 노력이나마 해야할 것이었다,

그것이 어른된 자들의 도리인 것이다. 그 시절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면, 대부분 서민층의 자녀들이 단지 먹고 살기위해 초등학교 나마 간신히 졸업하면 공장으로, 버스차장으로 식모살이로, 정든 고향과 부모형제 친구들을 이별하고 산산히 흩어졌던 시절이었다.

곱게 인성을 기를 기회를 주지도 못하고 망쳐먹은 기성인들이 그 애처로운 누이들의 가벼운 언행를 나무라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영국의 빈민굴 '브랜트' 지역은 ​범죄의 온상지로 유명했다. 세계의 이민자들이 들끓는 '브랜트'의 어린이들은 영어를 몰라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자라서는 결국 범죄자로 전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안드리아 자피라쿠'라는 여 선생님은, 아이들이 영어를 모르면 내가 아이들의 말을 배우면 된다 라고 마음먹고 피나는 노력을 기울인 끝에 무려 35개 국어를 공부해 아이들 한사람 한사람과 소통하며 가르켰다.

안드리아 선생님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이 빈민굴의 학교는 학업 성취도와 개선에 관련해서 상위 5%에 진입하는 놀라운 성과를 올렸다. 여기서 배운 아이들은 범죄자가 아닌 각 분야에서 몫을 다 하는 의엿한 사회인으로 변모했다.('따뜻한 하루'에서 인용) 이제 '브랜트'는 범죄인의 도시가 아니다. 한 여선생님의 고행이 도시를 바꾼 것이다.

스님의 수행과 여 선생님의 노력, 어느쪽이 더 ​힘 들었을까? 이 혼탁한 세상에는 진흙탕을 외면하고 홀로 청정하신 고승과, 열정적으로 헌신하는 여 선생님 중 누가 더 필요할까?

'로버트 프로스트' 라는 선생님의 말씀을 되 새겨볼 필요가 있다.

"나는 교사가 아니라 일깨워 주는 자이다." 라고 하셨다.​

길을 가다가 청소년들의 비행을 목격 하고도  혹여 봉변을 당할까봐 못 본척 피해가는 경우가 많은 현 세상이지만, ​나무라고 타이르는 올곶은 어른들도 없지않은 세상이다. 어른된 도리란, 내 아이든 남의 아이든 잘못된 길로가는 아이를보면 바른길로 갈수 있도록 깨우쳐 주는 것이 아닌가.

​ 

※ 본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본 칼럼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신문사명 : (주)케이엔비미디어 (주)한국국민방송
  • 제호명 : 한국국민방송 KNB경기채널
  • 주소 : 경기도 의왕시 부곡중앙남1길 34
  •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수대로 845
  • 방송제작실: 경기도 의왕시 부곡중앙 남1길 34 꿈마을프라자
  • 대표전화 : 1855-0789
  • 팩스 : 031-462-0191
  • 발행인 : 김영곤
  • 신문등록번호 : 경기 아 51484
  • 신문등록일자 : 2017-02-13
  • 발행일자 : 2016-05-25
  • 편집인 : 김영곤
  • 개인정보보호책임자 : 곽태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곽태섭
  • KNB경기채널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KNB경기채널. All rights reserved. mail to knbtv789@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