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저출산 충격 미래의 재앙
[칼럼] 저출산 충격 미래의 재앙
  • 편집국
  • 승인 2020.05.25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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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재 나경택

80년 전통의 서울 마포구 창천초등학교가 내년 9월 창천중학교와 통합된다고 한다. 학생 수가 줄어든 탓이다. 기존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합치는 것은 서울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한때는 학년마다 수백명, 그것도 모자라 2부제 수업을 했다는 창천초의 현재 전교생은 129명. 6학년생은 24명인데 내년 신입생은 그 절반에 불과하다.

인근 재개발로 세입자들이 동네를 떠나면서 학생 수가 급격히 줄었다. 내년 2월이면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지만 예상되는 학령인구는 교육부 기준 적정 인원인 360명에 못 미친다고 한다.

초·중, 또는 중·고를 합치는 통합학교는 1998년 도입돼 지금까지 전국 100여 곳으로 확산됐다. 서울에서는 올 봄 송파구 재건축단지에 해누리 음악학교가 애초부터 통합 형태로 신설됐다. 9개 학년을 합쳐 49학급 규모의 학생이 아주 적은 건 아니지만, 앞으로 줄어들 것을 처음부터 감안했다. 시설과 행정인력, 교사들을 공유하고 방과 후 활동도 연계해 운영할 수 있어 효율적이라고 한다.

인구 감소 시대, 학교 현장의 콤팩트화를 위한 구조조정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에 불어닥친 저출산 바람은 올 3분기 합계출산율 0.6%라는 수치로 나타나 충격을 던졌다. 지난해 0.76명 이었는데 그보다 더 떨어졌고, 매달 역대 최저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아기의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이 0.69라는 것은 6명의 남녀가 2명 남짓밖에 낳지 않는다는 뜻으로, 한세대가 지나면 인구는 3분의 1로 줄어든다는 계산이 된다. 지난해 0명대(0.98명)로 내려간 전국 평균 출산율은 올해 0.88명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983년 2.06명 이래 이어져온 출산율 추락 추세는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다. “한국인이 멸절 단계에 들어섰다”는 탄식이 쏟아져 나올 정도다. 너도나도 아이를 낳지 않는 추세에 대한 취업난과 집값, 양육 여건 악화 등이 흔히 이유로 꼽힌다.

‘아이가 사라지는 세상’이란 책으로 정리된 전문가들의 논의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지목했다. 인구학자 맬서스는 인간의 두 가지 본능(생존과 재생산) 중에서 생존 본능이 앞선다고 했는데 나부터 살아야 하니 아이를 안 낳는다는 것이다. 다윈의 ‘자연선택설’관점에서 가임 세대가 출산 대신 자신의 성장에 자원을 투자해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선택했다고 해석되기도 한다.

지난달 말 기준 추계인구는 5170만 9098명이다. 학교가 문 닫고, 빈집이 늘고, 지방소멸이 보통명사가 됐다. 북핵만큼 두려운 게 인구절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국가 안보의 가장 큰 위험요소가 됐다.

우리 사회가 저출산과 씨름을 시작한 건 2006년이다. 그동안 매년 100가지의 대책을 시행하고 연평균 20조원가량을 쓰지만 결과는 거꾸로 간다. 일각에서 “백약이 무효”라며 자포자기하는 듯하다.

현 정부는 지난해 박근혜 정부의 3차 저출산 고려사회대책을 뒤흔들고 재구조화를 했다. 출산 장려라는 말을 없앳애면서 출산율 목표(1.5명)를 폐지했다. 워라밸(일과 개인 생활의 균형)을 강조하면서 삶의 질이 올라가면 출산율이 자연스레 따라 오를 것이라고 했다.

다만 금락하는 출산율 앞에서 너무 한가하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렵다. 국회는 어떤가. 인구 절멸 위기는 안중에도 없다. 내년 총선에만 골몰한다. 저출산 특위를 만들어 몇 번 회의를 하더니 그걸로 끝이다. 여당이 책임지는 모습도, 야당이 대안을 제시하려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지방 청년이 수도권이나 대도시로 이탈하지 않게 일자리 확대 등의 지역균형발전에 집중해야 한다. 일자리를 만들어낼 기업이 해외로 빠져나가지 않게 규제를 풀어야한다. 정부는 저출산 대책에 수조원을 쏟아 붓고 있지만 청년들이 마음 놓고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는 사회는 요원하다. 뾰족한 대책이란 게 없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 본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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